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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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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논설위원
기사입력 2020-02-10

▲ 강정훈 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질병은 늘 골칫거리였다. 더구나 전염병은 종종 사회의 근간을 휘젓는 위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특히 바이러스는 현대의 과학으로도 여전히 역부족이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의 염려와 걱정이 매우 크다. 사실 위기라는 판단이 타당하다. 아마도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그 후유증은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강한 여진을 가져올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사율이 예상보다 낮은 편이고 우리사회의 방역체계도 이전보다는 나아진 상태라는 점들이다. 또한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확진자의 대부분이 중장년임을 감안할 때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적은 것으로 느껴지니 약간의 안심도 가지게 된다. 아무쪼록 개인위생의 향상과 더불어 사회의 각종 노력을 투자해서 이 상황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와 극복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한편 위기는 긍정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회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연대와 단결을 위해 노력하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그런 현명하고 건강한 공동체가 우리사회의 모습이면 좋겠다.

 

하지만 그런 기대에 반하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양상은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이다. 철모르는 악동들의 장난질쯤이야 혀를 차며 손가락질 하는 정도로 해결할 수 있으니 조금 불편해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의로 공포를 조장하고 확산시키는 세력들의 존재는 그야말로 암덩어리 보듯이 해야 할 일이겠다. 공포의 조장은 그 해소를 위해 혐오와 차별의 대상을 찾게 되고 결국 폭력과 전쟁으로 귀결하고 마는 것이 일종의 공식이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해지고 겨우 한줌의 무리들만이 이득을 얻는 재난에 빠지게 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리 드물고 낯선 장면은 아니니 크게 경계할 일이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런 사악한 무리들과 세력들을 알아차릴 징표가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미디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유독 ‘우한폐렴’이라고 고집하고 강조하는 개인이나 집단들이 있다. 일단 그들은 경계해야할 무리의 일원일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명명한 공식명칭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다. 발생지인 ‘우한’을 쓰지 않는 이유는 해당 지역 사람들의 인권과 명예를 지키고 부당한 차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그럼에도 ‘우한폐렴’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인류의 보편가치를 부정하는 짓이다.

 

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는 사건을 만나게 될 때 국제의 관례는 사고의 이름에 원인선박의 명칭을 부여한다. 해당 지역에 낙인을 찍고 사는 사람들에게 멍에를 씌우는 일로 나아가지 않기 위해서이다. 어쩌면 그렇게 하지 않았던 생생한 경험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흔히 ‘태안앞바다기름유출사건’이라고 불렀던 기억을 소환해보자. 그 이름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를 짐작해보자. 세월이 지났어도 아직도 현재형의 상처들이 여전히 아물지 않고 남아있다. 그러니 ‘우한폐렴’이라 부르는 일은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우리가 유럽인들의 생김새를 보고 국적을 판단하지 못하듯이 그들 또한 동아시아 사람들의 국적을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가 중국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의도를 가지고 나아가면 결국 우리 또한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서 같은 차별의 대상이 되고 만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내막을 몰라서 그냥 ‘우한폐렴’이라고 한다면 그건 그저 무지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고의로 사용하는 사악함과 어리석음은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의 예고일 수도 있다.

 

뱀의 발) 간혹 너무나 중대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 농업의 대상과 범위를 넘는 이야기일지라도 얼마간 꾸려볼 요량이니 부디 너른 혜량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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