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는 쑥부쟁이 © 한국농업인신문 |
처음 대할 때
<1>
처음에는 아무 것도 말할 것이 없어 보인다.
마치 완벽한 그림을 보았을 때처럼.
그래도 나는 할 말을 찾을 수 있지,
그 그림은 나처럼 움직이지 못하잖아.
처음에는 아무것도 변명할 것이 없어 보인다.
마치 완벽한 실수를 했을 때처럼.
그래도 나는 변명할 말을 찾을 수 있지,
그 실수는 드넓은 자연의 일부잖아.
<2>
마지막엔 무엇이든 말할 수 있어 보인다.
마치 조금 전에 끝낸 일에 대해서처럼.
그래도 나는 할 말이 없다는 걸 알 수 있지,
그 일은 어제 마칠 수 있었던 거였잖아.
마지막엔 무엇이든 변명할 수 있어 보인다.
마치 완벽한 성공을 했을 때처럼.
그래도 나는 변명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지,
그 성공은 수많은 희생의 일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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